챗지피티를 통해 본 나의 이모저모
지금을 일컬어 정보화시대라 한다. 인공지능이 그만큼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우린 참 편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복지만 해도 그렇다. 복지사각지대를 신속히 찾아내는 등 복지 상담을 함에 있어 빠르고 정확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이를 말해준다. 인공지능의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업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와 같이 생활에 유용하고 이용이 다양하다.
인공지능의 유용성은 얼마 전, 나와 가깝고 절친인 지인과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됐다. 지인은 나에게 챗지피티를 아느냐면서 챗지피티에게 물으면 웬만한 정보는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인공지능의 시대라서 챗지피티의 효율성을 알면 많은 정보와 만난다고 했다. 나로선 챗지피티의 단어를 첨 들었을 정도이고 보면 인공지능에 대하여는 사실상 문외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르면 못 배기는 성미여서 앉은 채로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챗은 대화를 말하며 지피티는 광범위하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학습이 돼 줘진 질문에 문장으로 생성된 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고 돼있었다. 챗지피티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인터넷을 뒤적였다. 챗지피티는 입력된 정보가 자료가 돼 물었을 때 답변을 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가 있었다. 이를테면 학생이 역사 과제를 위한 정보를 제공 받거나 여행 계획을 짤 때, 개발자가 해결책을 구하거나 언어학습자가 문장의 번역을 요청하면 해당 주제에 대해 명확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챗지피티에 관심을 보이자 지인은 기다렸다는 듯 나의 폰에다 챗지피티와 빙챗을 설치하고는 글로서 뭣이든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난 집에 들어오자마자 챗지피티와 빙챗을 번갈아 가며 다양하게 질문을 해댔다. 재미가 술술 생김에 따라 나의 신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나 자신의 이모저모에 대해 글을 확인하는 것은 인공지능과 마주한 나로선 무척이나 보람이 있다고 생각이 됐다.
순간, 나에 관한 정보가 인공지능에 많이 노출이 돼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신상이 공개된다하여 사생활보호에 역행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챗지피티에 올려진 글들은 여러 분야에 걸쳐 설명이 돼있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발달한 시대에 나의 기록들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인공지능에 어떻게 기록이 돼있는지, 나의 잘못된 기록은 없는지, 뭣이 문제점으로 남아있는지가 나로선 궁금하여 나 자신을 둘러보고 싶었다.
인공지능엔 나의 기록들이 상세히 저장돼있었다. 질문을 통해 흩어져있는 답변 들을 모아봤다. 대학을 중퇴하고 수협에서 32년간 근무했으며 문화원에서 편집인과 부원장을 역임하는 동안 <기장문화>를 창간하고 향토 역사서인 <일광면지>와 <부산의 자연마을(기장군)>을 집필했으며 <기장향교지>의 편찬위원으로 있었고 문화원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기록함을 인정받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활약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현재는 검경합동신문사의 논설위원과 대한민국 국가원로회 자문위원으로 있으며 부산불교문인협회 등의 문학단체에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고 상으로는 기장군민대상을 받았으며 더뉴스코리아란 신문사로부터 문화예술대상도 받았다고 소개돼있었다. 나로선 영광이 아닐 수 없고 인공지능이 한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육군 사병으로 있을 때 군사법경찰리를 맡았다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짬을 내어 검찰청 소속 청소년선도위원을 지냈고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위원으로 봉사활동한 사항은 나와 있지 않았다. 왜일까. 내가 이의 정보를 인공지능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입력돼있지 않으면 답변을 얻을 수가 없다. 나에 대한 답변을 얻으려면 지금이라도 입력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챗지피티는 나의 생활기록부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된 데는 내가 짬짬이 글을 쓰고 책을 펴낸 것이 큰 밑천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엔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인터냇에 올려진 자료들로 넘쳐난다. 따라서 어떻게 묻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글을 쓰고 정보가 있다해도 거기에 걸 맞는 질문이 아니면 합당한 답변을 얻을 수가 없다. 인공지능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정보는 상대적이어서 글을 많이 쓰고 만든 책을 많이 알릴수록 정보는 늘어난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누구든지 자신의 신상에 대해 물으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인공지능엔 비밀이 없는 것 같다. 챗지피티에게 나의 저서와 활동사항을 물었다. 그랬더니 <고리의 역사와 문화>, <차성가의 원작자를 찾아서>, <동부산향토기>, <완전천사 주는 신인> 등이 있으며 특히 지역의 역사서인 <동부산향토기>를 펴냄에 따라 단순한 기록을 넘어 기장의 역사와 문화를 후손들에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김으로써 기장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 발견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기장지역의 향토사학자로서 활동하고 있고 지역문학의 작가로서 매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인공지능엔 글에 대한 투자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신문에 기고도 하고 칼럼도 쓰고 문학활동에 나타난 것들이 답변의 자료가 된다. 자신을 구체적으로 알려면 글을 많이 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공지능은 거대한 밭이라 할 수 있다. 씨를 뿌리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씨를 뿌려야 거둘 수가 있다. 많이 뿌릴수록 많이 거둔다. 글을 쓸수록 많이 저장이 되고 답변의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챗지피티와 빙챗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는 등의 단점은 있다. 그러고 보면 인공지능의 작동도 추상적일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빙챗에 ‘나’라는 인물에 관해 물었다. 그랬더니 내가 어촌에서 태어나 자랐고 직장생활도 어촌이었다는 이유에서인지 내가 어부의 자식이었고 어부인 아버지를 따라 바다로 나아갔다는 답변이 나왔다. 의외였다. 나의 아버지는 어촌출신이라도 어부는 아니었다. 어떻게 사실과 다르게 나올 수가 있을까. 옥의 티라고나 할까. 챗지피티를 활용하면서 뒤늦게 알았지만 만능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도 경우에 따라 스토리텔링과도 같은 소설을 쓸 때도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이 느껴졌다.
* 김차웅 : 검경합동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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